후쿠오카시 하카타만 끝자락에 툭 튀어나온 듯한 독특한 지형에는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Uminonakamichi Seaside Park)이 있다. 원래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며 공을 들여 조성한 국영공원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자전거를 대여해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이곳으로 향한다.
후쿠오카 여행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 자전거 혼행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을 찾아가기 위해 전철을 이용했고, 우미노나카미치역에서 하차했다. 듣기로는 하카타 항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오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 다음에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배를 이용해보고 싶기도 하다.
역과 공원 입구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우미노나카미치 역에 하차하면 바로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 입구가 보인다.
이곳에서 철길을 건너 반대편으로 5분 정도의 거리에 마린월드(수족관)이 있는데, 이곳으로 향하는 일본인 관광객도 많이 보였다.
이곳에 온 목적은 자전거를 타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수족관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공원 입구로 발걸음을 돌린다.
우미노나카미치 공원 입구 한쪽에는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는 티켓판매기가 있다. 공원의 입장료는 450엔. 한화로 약 4500원 정도로 큰 규모와 공원 안 많은 볼거리가 있는 것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또한,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책자가 비치되어 있었는데 한국어로 된 가이드북도 있으니 꼭 챙기는 것이 좋다. 걸어서는 다닐 수 없을 정도의 규모를 가진 공원이기 때문에 길을 헤매지 않으려면 이 책자가 꼭 필요하다.
공원에 입장하면 우측편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자전거 대여권도 티켓판매기에서 구매하면 되는데 자전거를 반납할 때 영수증을 함께 보여줘야 하니 잘 보관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에는 영어를 잘 하는 직원이 입구에서부터 자전거를 대여할 때까지 친절하게 가르쳐줬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자전거 대여권을 구매하고 마음에 드는 자전거까지 고른 다음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자전거를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 신났던 것 같기도 하다.
자전거를 탈 때는 규칙이 있다. 바로 파란줄이 그어진 길을 따라 다녀야 한다는 것. 그리고 오가는 방향을 잘 확인해야 한다.
또한, 자전거를 끌고 갈 수 없는 곳을 구경하려면 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를 대놓고 도보로 이동해서 관람해야 한단다. 중간중간 지도가 있지만 자전거가 갈 수 있는 하이킹 코스와 자전거 주차장의 위치를 수시로 확인해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안내책자를 챙기는 것이 편하다.
유독 더운 날, 그리고 혼자 외로울 수도 있는 여행이지만 때로는 숲 속으로, 때로는 바닷가를 달리고 있으면 계속해서 바뀌는 풍경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중간중간 저전거에서 내려서 볼 수 있는 뷰포인트에서는 이번 여행중 처음으로 삼각대를 꺼내 사진을 찍기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우미노나카미치 북쪽에 있는 바다는 일본에서는 쓰시마해협이라 부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한해협 동수로로 부르는 바다다. 대마도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바다의 끝에는 우리나라가 있을 것이다.
자연의 상태를 보존하는 것인지 무언가 이국적인 것 같으면서도 원시적이라는 단어가 생각나게 하는 묘한 분위기의 바닷가의 모습이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
반대편의 바다는 느낌이 또 다르다. 후쿠오카 시를 마주한 이곳에서 보이는 바다는 하카타 만으로 하카타 부두를 오고가는 배들의 길이 되는 곳이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해 놓은 것 같은 반대편과 다르게 이곳은 좀 더 잘 정돈된 느낌이 든다. 바다 옆으로 심어진 열대나무들이 만드는 풍경은 동남아 어딘가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중간에 있는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공원으로 출발하기 전만해도 소나기가 한차례 쏟아부어 날씨가 조금은 시원할 줄 알았건만 꼭 그렇지도 않았다.
휴게소에 있던 자판기에서 초코맛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먹는다. 더위에 몸이 지칠 땐 시원하고 달달한 것만한 게 없다. 다양한 종류의 먹을거리를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일본의 자판기는 언제 봐도 편리하다.
늦장을 부린 탓인지, 공원이 워낙 큰 탓인지, 공원을 반도 둘러보지 못했는데도 자전거 대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근처에 있는 장미공원만 더 둘러보고 가려고 했건만 시기가 맞지 않았던 것인지 피어있는 장미들이 많이 없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피어있는 장미들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우미노나카미치 공원에서는 장미축제를 비롯해, 봄에는 플라워 피크닉, 가을 꽃축제 등 사계절 내내 다양한 꽃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자전거 대여시간 3시간이면 공원을 둘러보기 충분할 줄 알았건만 여유롭게 둘러보다보니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도 후쿠오카는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해외여행지이기 때문에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뒤로한다. 혼자 자전거를 타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한적한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은 평화로움이 가득했던, 그런 곳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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