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낭 해변에서는 차로 약 1시간 30분, 핫스프링과는 약 10분 거리에 에메랄드풀이 있다. 태국 끄라비 지역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 핫스프링의 뜨거운 물에 몸을 뉘이며 끄라비로 이동하면서 쌓인 피로를 조금은 푼 우리는 에메랄드풀로 향했다.
태국 끄라비 여행
천연수영장 에메랄드풀, 신비로운 블루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두고(주차비는 40바트) 에메랄드풀 입구로 향했다. 입구 앞에는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상점들이 모여있다. 너무 덥기도 하고, 조금 허기진 것도 같은 느낌에 꼬치구이와 철판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꼬치구이는 10바트, 철판 아이스크림의 가격은 80바트)
에메랄드풀(Emerald Pool) 입구 안쪽으로는 음식과 알코올 등의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입장요금은 성인 1인 기준 200밧, 어린이는 100밧. 몇 천원 돈이긴 하지만 현지인의 입장료와 비교했을 때 10배나 비싼 가격은 볼 때마다 당황스럽긴 하다.
에메랄드풀은 오전 8시에 오픈,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입구에서부터 에메랄드풀까지는 걸어서 15~20분 가량 소요된다. 2갈래의 길이 있는데, 우리는 갈 때와 올 때 서로 다른 길을 이용했다.
입구 쪽에도 작은 계곡처럼 물이 흐르는 곳이 있었는데 현지인들로 보이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물이 아주 맑기는 했는데, 이걸 보아서는 사진으로 보던 에메랄드풀의 모습이 짐작되지는 않았다.
에메랄드풀까지 가는 길은 꽤 멀었지만 힘들다거나 지겹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열대우림이 만드는 그늘을 따라 걷고 있으니 생각만큼 덥지는 않았고, 또 어디선가 들려오는 물소리, 새소리가 즐겁기도 했다.
사실 숲 속을 걷는 일이야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렇게 더운 나라에 와서 열대식물로 가득한 숲을 산책하는 것은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는 일이다.
낯선 숲을 천천히 감상하며 얼마나 걸었을까. 물장구를 치는 소리와 함께 신난 사람들의 음색이 멀리서부터 들려왔다.
나무가 하늘을 가리지 않는 곳에 특이한 색깔을 가진 에메랄드풀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연이 만들고, 정글 속에 숨겨둔 천연수영장.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에메랄드풀은 용해성의 석회물질, 탄산 혼합물, 그 밖에 다양한 물질로 인해 이렇게 에메랄드 색감이 나는 것이라고. 필리핀에 있을 때, 이런 비슷한 지형을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이런 물빛은 우리에겐 낯선 장면임은 분명했다.
물 속에 녹아있는 석회물질 탓에 물이 투명하지는 않아 얼마나 깊은지 보이진 않지만 에메랄드풀의 수심은 약 1.2-1.8미터 정도로 깊은 편은 아니다. 다만, 물가 주위로 바닥이 미끄러운 곳이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에메랄드풀의 바닥은 모래로 되어 있어 물놀이를 할 때는 맨발로 다녀도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날씨가 매우 좋았는데, 혹시라도 햇빛이 너무 강하다면 한쪽으로 그늘이 진 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에메랄드풀에서 충분히 물놀이를 즐긴 후, 블루풀(Blue Pool)을 보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블루풀의 개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5월에서 10월까지는 관람이 제한된다. 그러니까 블루풀을 관람할 수 있는 시기는 건기인 11월부터 4월까지.
에메랄드풀에서 블루풀까지는 체감상 입구에서 에메랄드풀까지 온 것만큼 걸렸던 것 같다. 아마 오르막길이 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경사는 완만하고 길이 험한 편은 아니다. 대략 10분 정도 소요된 것으로 기억한다.
블루풀로 향하는 길목에도, 낯선 풍경과 독특한 생김새의 나무들을 구경하느라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다.
이윽고 도착한 블루풀.
블루풀의 분위기는 활기 가득한 에메랄드풀과는 많이 달랐다.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투명한 파란색을 가진 블루풀은 주변을 둘러싼 고요한 숲 속에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런 신비로운 분위기 때문일까. 즐거움이 가득했던 에메랄드풀에서와는 달리 우리를 포함한 여행객들은 꽤 차분하게 블루풀을 관람했던 것 같다.
블루풀은 입수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물 속에 들어갈 수는 없다. 신기한 것이 가까이서 박수를 치면 블루풀 바닥에서부터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온다고 하던데. 굳이 박수를 치지 않아도 주변에서 나는 소리 때문인지 블루풀에서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핫스프링과 에메랄드풀을 둘러보고 다시 아오낭으로 돌아오니 곧 저녁을 먹을 시간. 이른 아침부터의 일정에다, 많이 걷기도 하고, 물놀이까지 해서 몸은 조금 지쳤지만 이런 여행은 언제나 즐거운 것 같다. 에메랄드풀에서의 물놀이부터 신비로운 모습의 블루풀, 그리고 열대 숲 속의 산책은 너무나도 기분 좋은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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