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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국

태국 끄라비 여행 :: 호랑이동굴 사원(왓 탐 쓰아)의 선셋

by 언쓰 2019. 5. 10.

무려 전체인구의 95%가 불교를 믿는다는 태국. 거기다 국교가 불교인 태국을 여행하다보면 사원이 보일 때가 유독 많았던 것 같다. 대표적인 여행지로 유명한 사원도 많고 말이다. 끄라비에도 그런 사원이 있다.






태국 끄라비 여행

호랑이동굴 사원(왓 탐 쓰아)의 선셋


사원의 이름은 '왓 탐 쓰아(Wat Tham Suea)'. 태국말로 왓=사원, 탐=동굴, 쓰아=호랑이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왓 탐 쓰아는 호랑이 동굴 사원(Tiger Cave Temple)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오낭 비치에서 호랑이 동굴 사원까지는 걸어서 갈 만한 거리는 아니고, 약 20km, 차로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우리는 렌트한 차량으로 이동을 했지만 투어를 이용하거나 스쿠터를 빌려서 이동하는 여행객들의 모습도 꽤 볼 수 있었다.





태국의 어느 사원을 가도 그렇듯, 노출이 심한 복장(탱크톱, 반바지 등)을 입고 있다면 사원에 입장할 수 없다고 한다. 사원에서 둘러서 가릴 수 있는 천을 대여할 수 있으니 혹시라도 복장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면 빌리면 된다. 다행히 입장하는데 따로 요금을 받지는 않는다. 방콕의 유명 사원에는 입장료가 꽤 되던데.





오후 일정을 마치고, 곧 해가 질 시간이라서 사원 아래쪽은 자세히 둘러보지 못했다. 산꼭대기에서의 일몰을 보려고 온 것이기에 서둘러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산꼭대기까지 오르는 계단의 수는 총 1,237개. 일반적인 계단의 숫자가 이 정도여도 굉장히 힘들텐데, 왓 탐 쓰아의 계단은 높이와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경사는 물론 계단의 폭도 좁은 편이기 때문에 신경써서 발을 딛이고, 난간을 잡고 오르내리는 것이 좋다. 이번 여행 때는 생각보다 날씨가 크게 덥지도 않았고, 곧 해가 질 시간인데도 사원의 계단을 오르면서 땀이란 땀은 모조리 뺀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 정말 상당히 힘들었다.




호랑이 동굴 사원에서 원숭이를 볼 수 있다는 후기를 많이 보았는데 원숭이들도 집에 들어갈 시간인지 한마리도 보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힘겹게 오른 1237계단 정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선선해서 기분이 좋았다. 이곳에 올랐다는 성취감에 뿌듯하기도 했고 말이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높은 산꼭대기에 거대한 불상과 탑들이 있었다. 얼마나 높은지 주변의 일대가 장난감처럼 보이는 곳에 이런 사원이 지어져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끄라비를 지나다니며 보았던 독특한 모양의 산 봉우리들을 그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것도 장관이었다. 탁 트인 풍경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으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말이다.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오후 일정을 마치고 몸이 조금 피곤하긴 해서 살짝 고민하다가 이곳에 오기로 했는데, 그 선택은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




아오낭 해변에서 본 일몰도 매우 아름다웠지만 왓 탐 쓰아 정상에서 바라본 석양은 그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대지를 점점 붉게 물들이며 져가는 석양은 너무도 강렬했다.




태양이 지평선을 완전히 넘어갔음에도 붉은색이 점차 옅어질 때까지 한참동안이나 하늘을 쳐다보았던 것 같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그 선셋도 산 위로 부는 바람도, 그리고 그 멋진 광경에 감탄해 보는 사람에게 이어지는 정적도 모두 낭만적이었다.





덕분에 내려오는 길에는 날이 점점 어두워졌다. 다 내려왔을 때쯤에는 발을 디딜 계단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만 다행히 무사히 잘 도착할 수 있었다. 오르는 계단이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매우 힘들지만 개인적으로 정상에서 볼 수 있었던 그 붉은색은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은, 또 누군가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환상적인 광경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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