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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산·경상권

부산현대미술관 :: 도심 속 여유로운 문화생활 즐기기

by 언쓰 2019. 6. 25.

생긴지가 1년이 넘었는데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그동안 미처 가보지 못하다가 시간이 난 김에 부산 현대미술관을 다녀오기로 했다. 자주 지나다니는 길이지만 이제서야 가보게 된 것은 어쩌면 미술관은 지루할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부산 가볼만한곳

부산현대미술관, 도심 속 여유로운 문화생활 즐기기 




길 건너 편에서 보이는 현대미술관. 건물의 외벽이 녹색 식물로 둘러싸인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수직정원(Vertical Garden)'이라 불리는 이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예술작품인 셈. 수직정원을 정원 예술의 한 분야로 정착시킨 세계적인 식물학자 '패트릭 블랑'이 설치한 국내최초의 수직정원이라고 한다.





근처를 지나다니며 많이 봤기 때문에 처음 보았을 때처럼 큰 감흥은 없었지만 녹색 식물이 감싸고 있는 현대미술관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어딘가 친근감이 드는 것도 같다.





현재 <자연·생명·인간>, <마음현상: 나와 마주하기>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중.

미술관을 굉장히 오랜만에 방문하는 것이라 나름의 기대감을 가지고 현대미술관 내부로 들어간다.





미술관 로비에는 현재 진행중인 전시를 자세히 볼 수 있는 팜플렛이 있으니 가져가면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휴대전화는 진동으로. 사진촬영은 플래시 없이. 작품들을 관람하기 전에 미술관 관람예절을 한번 더 꼼꼼히 읽어본다. 다른 사람의 관람에 방해를 주지 않는 것이 포인트.





첫번째로 찾은 곳은 <자연·생명·인간>이라는 주제를 가진 전시실. 인간의 활동이 자연과 생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제들을 미학적인 작품들로 제시하고 있는 곳이다.




심장이 박동하는 것 같은, 혹은 괴물이 숨을 쉬고 있는 것 같은 이 작품은 우리의 삶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비닐을 사용해서 만든 것. 쉽게 볼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비닐은 그 용도를 잃었을 때 마찬가지로 쉽게 버려질 수 있는 하찮은 물건이다. 별볼 일 없는 비닐에 생명력을 담음으로써 작가가 말하고 싶은 바는 무엇일까.





<성스러운 빛(Holly Light)>이란 이름의 작품. 마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웅장한 교회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다채로운 색을 가진 이 작품은 사실 비닐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발전을 이룩하는동안 많은 문제들을 낳았다. 생명체들이 살 곳을 잃어가고, 숲이 없어지기도 했다. 오늘날까지도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오염이나 자연파괴.




어쩌면 이런 문제들은 비닐과 플라스틱 용기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우리의 소비생활에서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혹은 TV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환경오염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많이 듣고, 또 많은 생각도 해봤지만 이렇게 예술작품으로 접근한 느낌은 많이 색달랐다.





다음으로 관람한 전시는 <마음현상: 나와 마주하기>.

이 전시는 정해진 시간에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전시실에 있는 직원에게 예약을 해야했다. 예약을 먼저 한 후에 다른 전시실을 관람하다가 시간에 맞춰 오면 좋을 것 같다.



커다란 쿠션처럼 생긴 흰색의 물체가 뭘까 했는데 '나와 마주하기'라는 주제는 바로 저 공간 속으로 들어가서 온통 흰색의 세상 속에 놓여지는 것.




신발을 벗고 속으로 들어가면 온통 흰색의 일색이다. 특별한 풍경도, 사물도 없는 흰색의 공간은 나 스스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아닐까 싶다.




다른 사물을 인지할 필요가 없는 이 공간 속에서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어떻게 느낄까. 아마 나의 몸과 마음이 느끼는 느낌을 체험해보는 것이 이 설치작품이 주려는 하나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이 밖에도 부산현대미술관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정숙한 공간 속에서 작품들을 관람하며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일은 생각보다 더 즐거웠다.





관람을 마치고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1층에 있는 주황색 외벽으로 둘러싸인 곳. 단순히 하나의 설치작품이 아닐까 싶었는데 작은 입구를 통해 내부로 들어가니 특별한 카페가 운영되고 있었다.




예술적인 느낌이 가득한 이곳의 내부를 둘러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






커피를 한 잔 사서 미술관 밖으로 나섰다. 미술관 건물 뒤쪽에는 야외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서 이렇게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기 좋았다.





을숙도가 김해공항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날아가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린 부산현대미술관은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문화생활을 즐기고,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눈과 마음이 모두 즐거웠던 경험이 아니었다 싶다. 생각나면 종종 현대미술관을 방문해야겠다.





■부산현대미술관

주소 : 부산 사하구 낙동남로 1191

운영시간 : 10:00 ~ 18:00(금, 토 21시까지,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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