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있는 아양기찻길은 78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기차가 운행하던 철교로 사용된 곳이다. 더 이상 기차가 지나다니지는 않지만, 지금은 대구의 문화·여가공간으로 기차 대신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시원한 강바람과 근사한 야경
대구 아양기찻길
긴 세월동안 운영된 역사성과 산업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아양기찻길은 사람들이 발걸음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대구를 관통하는 금호강을 가로지르는 아양기찻길은 밤이 되면 이 지역 일대의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명소가 된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아양기찻길의 생김새는 독특하다. 길이 277m의 폐철교를 복원하여 만든 아양기찻길은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단다.
아양기찻길에 켜진 불빛이 아래로 흐르는 금호강의 잔잔한 물결도 뒤덮은 광경도 아름답다. 마치 수면 아래에도 아양기찻길과 똑같이 생긴 다리가 지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더 이상 기차는 지나다니지 않지만 아직까지도 발걸음은 끊기지 않았다. 이제는 사람이 지나다니는 인도교가 되어 누군가의 길이 되어주고, 또 산책로가 되어준다.
다리 위를 느긋하게 걷고 있자면 어디선가 선선한 강바람이 불어와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 여유로움에 피곤하다는 느낌도 싹 사라진 기분이다.
다리 위에서 보이는 금호강 일대의 야경도 아름답다. 금호강 양 옆으로 수놓인 불빛은 화려하진 않지만, 수면에 비춰져 잔잔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멋지다.
특이하게도 아양기찻길의 중앙에는 아담한 실내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다리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는 이 공간에는 카페와 갤러리 전시장, 디지털 다리박물관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이 곳을 지나다니는 과객에게 잠시나마 휴식처가 되어준다. 기찻길로 사용되던 다리 위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싶다.
대구의 금호강 주위로 강변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그런지 자전거를 끌고 오신 분도 많이 보였다. 자전거를 타고 좁은 아양기찻길 위를 건너면 위험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끌고 가는 것이 바람직할 듯 하다.
아양기찻길에서의 밤산책은 하루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던 힐링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수면에 비친 잔잔한 불빛과 시원하게 불어오던 강바람에 마음마저 편안해지게 하는 근사한 공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대구 아양기찻길>
소재지 : 대구광역시 동구 지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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