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을 것만 같던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지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친다. 다낭여행의 다음 일정, 링엄사로 향하는 길. 운이 좋게도 선짜반도 뒤, 저 멀리 보이는 해수관음상에 무지개가 걸쳐진 그림같은 장면을 마주한다. 무지개가 걸린 것이 아니라, 마치 해수관음상이 칠색의 무지개를 만들어낸 것만 같다. 한바탕 소나기로 시원해진 공기와 오색빛의 무지개를 보고 상쾌해진 마음으로 링엄사로 향한다.
베트남 다낭 여행
비밀의 사원, 링엄사에 걸린 무지개
다낭 여행의 필수코스 격으로 이제는 다낭을 찾는 여행객들이 꼭 방문하는 링엄사(Chua Linh Ung). 영흥사, 영응사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린응 사원은 '비밀의 사원'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단다. 그 이유는 건립 당시, 건축 이유와 비용 등 모든 것이 비밀리에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해발 693미터에 위치한 링엄사는 관광명소이기도 하지만, 다낭 시민들이 마음의 안식을 얻고 가는 장소이기도 하단다. 그들이 링엄사를 찾는 목적은 부와 건강 등 소원을 빌기 위해서라고. 이런 점에서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링엄사 대웅전
다섯겹의 지붕과 화려한 모양의 처마를 가진 링엄사의 대웅전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부처님과 장수와 건강을 관장하는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대웅전 입구 쪽에 있는 포화대상의 배를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어, 대웅전을 찾는 사람들은 포화대상의 배를 꼭 한번씩 쓰다듬고 간다. 대웅전 내부의 촬영은 금지하고 있다.
나 역시 대웅전에 들어가 주변사람들이 건강하길 빌며 절을 세번 한다. 대웅전을 나서기 전에 포화대상의 배를 만진 것은 물론이다.
>동남아 최대 불상, 해수관음상
특히 링엄사에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불상인 해수관음상이 있다. 중국의 고전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갇혀 있던 돌산으로 전해지는 오행산을 바라보고 있는 해수관음상은 무려 67미터의 높이를 자랑하는 동남아 최대의 불상이라고 한다. 다낭의 어느 해변에서도 보일만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해수관음상은 가까이서 보면 그 위용이 더 대단하다.
30층 건물과 비슷한 높이의 해수관음상의 머리 위에는 작은 불상이 하나 더 있는데, 이는 화합을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높은 곳에서 다낭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해수관음상은 왠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지켜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링엄사 일주문
>링엄사 9층탑
링엄사에는 대웅전과 해수관음상 이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일주문과 9층탑, 침향 등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의 건축물, 불상들과 독특한 생김새를 가진 나무들도 많다. 우리의 그것과는 거리가 먼 특이한 양식의 건축물은 확실히 인상적이다.
또한, 링엄사는 해발 693미터의 높은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다낭 시내와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포인트로도 유명하다. 해가 지고, 더위가 식으면 링엄사에서 내려다보이는 다낭의 야경도 아름다워 밤에 찾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런지 선선히 부는 바람이 시원해 나무그늘에서 잠시간 쉬어간다.
마치 이곳을 꼭 찾아오라는듯 무지개가 걸쳐있던 모습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는 링엄사. 그리고 그곳에서 내려다본 탁 트인 바다와 다낭시내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낭에서 방문한 여러 명소 중에서도 아주 기분좋은 여행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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