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에서 조금은 떨어진 한적한 곳에는 우리 옛 고유의 멋을 잘 간직하고 있는 '옻골마을'이 있다. 대구광역시 동구에 자리한 옻골마을은 시내의 많은 볼거리와는 조금은 다른, 전통이 담겨있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대구 여행
전통의 아름다움, 옻골마을 돌담길
옻골마을의 입구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마을입구 주차장에 자가를 주차해두고, 도보를 이용하는 것이 옻골마을 주민들의 불편함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주차장 옆에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집이 있다. 그 옆에 자리한 비석에는 옻골마을 돌담길이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 266호로 지정되어 향촌마을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고이 간직하기 위해 보존·관리되어지고 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족히 수백년은 되었을 법한 나무들이 방문객을 맞아준다. 이 나무들은 '비보숲'으로 나쁜 기운이나 악재를 막아내기 위해 탑, 장승 등을 세워 약한 기운을 보충하기 위해 만든 숲이라고 한다.
옻골마을의 비보숲은 수령 350년 이상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주변보다 높은 터에 자리한 옻골마을로 들어오는 나쁜 기운을 경계하기 위해 심어진 것이라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만드는 그늘 아래는 지나가는 나그네가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좋은 날, 멋진 그늘 아래서 잠시나마 여유를 즐겨 본다.
근처에는 옛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고 놀았을 법한 정자가 눈에 띈다. 고풍스러운 모습의 육각정에서 주변의 경치를 즐기며,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을 옛 선비의 모습이 그려진다.
팔공산 녹색 길 등산로 중 한 곳도 있다. 팔공산을 등산하기 위해 찾았다면 이곳 옻골마을을 잠시 들렀다 가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듯 하다.
길을 따라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옻골마을을 관람할 수 있다. 옻골마을은 조선시대 광해군 때, 최동집이라는 학자가 이곳에 정착한 이후부터 경주 최씨의 집성촌이 된 곳이다.
마을에 있는 집들은 기와지붕을 얹은 전통 가옥양식으로 지어졌다. 가옥의 일부는 현대식으로 개량되었지만 담 너머로 보이는 기와지붕은 한옥마을의 아름다움이 느껴지게 한다.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가옥들과 함께 옻골마을은 돌담길로 유명하다. 흙돌담으로 이루어진 옛 담장이 고스란히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매우 멋스럽게 느껴진다.
마을 골목마다 양옆으로 기와지붕을 인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고즈넉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옻골마을의 이 토석담(土石痰)은 총 2~3km 길이를 가지고 있으며, 무려 400여 년 동안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아름다운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을의 가장 안쪽에 있는 옻골마을 경주최씨 종택을 찾을 수 있다. 사극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았던 양반집의 권위가 느껴진다기 보다는 조금은 검소한 생활이 느껴졌다.
이 경주최씨 종가는 그리 크지 않은 가옥이지만 이곳의 보본당 서쪽방은 반계수록의 최초교정 장소라고 한다. 조선 중기 대표적인 실학자인 유형원이 통치제도 개혁안을 중심적으로 저술한 책이 바로 반계수록이다.
우리 역사의 한 조각이 만들어진, 그런 역사적인 장소에 발을 딛고 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조금은 새로운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전통을 느껴보고 싶거나, 역사를 테마로 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옻골마을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을 한쪽에 위치한 보본당 사당도 풍수지리와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기운이 좋은 길지(吉地)에 지어진 곳이라고. 우리 역사와 전통,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곳인 것이다.
우리의 전통은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과도 환상적인 조화를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고풍스러운 기와지붕 위로 비치는 높고 파란 하늘은 그 어떤 장면보다 멋지다.
돌담 너머에 있는 감나무에 감이 노랗게 익어가고, 마을어귀 곳곳에 핀 가을꽃을은 알록달록 저마다의 매력을 뽐낸다. 한국의 미(美)가 담긴 옻골마을에 숨겨있는 가을의 매력을 찾아보는 것도 조금은 색다른 여행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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