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간의 토론토 생활, 내가 머물던 케네디(kennedy)는 굉장히 한적했다. 높은 빌딩들이 즐비한 다운타운과는 정반대로 낮은 주택말고는 큰 건물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한 동네였다. 내가 기억하는 이 동네도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아마 크게 바뀌진 않았으리라 짐작된다.
오래된 토론토 생활기록
#한적한 동네 케네디의 맑은 하늘
영화에서 보던 외국의 시골마을이 생각나던 이 동네는 정말 뭐가 없었다. 집에서 조금 나가면 있는 삼거리에는 갖가지 생필품을 저렴하게 팔던 Giant Tiger(캐나다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 매장과 그 반대편으로는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던 슈퍼마켓(convenience store)이 있었다. 이 동네에 살면서 가장 많이 방문했던 곳이 아닐까 싶다.
>케네디에 있던 Giant Tiger
자이언트타이거는 식료품은 물론, 생필품, 심지어는 옷가지도 팔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러 종류의 생필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할인매장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가난한 학생의 신분이라 가장 싼 것만 골라 썼었는데, 이 때 얻은 교훈이 있다. 싼 것은 값 싼 비지떡이다.
샴푸를 양도 많고 가장 싼 것으로 골랐더니, 글쎄 거품이 나질 않더라. 거품이 나지 않더라도 잘 감기면 다행인데 뭔가 잘 씻기지도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나니 싼 데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워낙 조용한 동네다 보니 딱히 할 일이 없는 날에는 동네를 한바퀴 산책하곤 했다.
캐나다의 하늘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느낌이 있었다. 유난히 파랗고 맑은 하늘이었지만 낮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낮이면 태양이 유난히 밝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글라스를 필수적으로 들고 다녔다.
신기하게 흐린 날도 많이 없었고, 비가 오더라도 밤 사이에 그쳐 아침이면 날이 화창하게 갰다.
어쨌든 케네디의 공기는 맑았으며, 날씨도 좋아 언제나 산책하기 좋았다.
이들에게는 사실 아무것도 볼 것없는 동네지만, 외국에서 온 내게는 모든 것이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집 하나하나, 영어간판이 붙은 상점들과 도로표지판도 모든 것이 나에게는 낯선 것들이었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었다.
산책을 하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면 집에 들어가기 전에 동네카페에 들러 시원한 음료를 한잔 마시곤 했다. 캐나다 국민커피인 팀 홀튼(Tim hortons)에서 커피를 마시기도 했지만, contry style이라는 이 동네와 어울리는 이름을 가진 동네카페도 좋았다.
유난히 하늘이 맑았던 한적한 그 동네가 조금은 그리운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그 동네를 거닐어 보고싶다.
'북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캐나다)오래된 이야기#6 세계 3대 폭포, 나이아가라의 낮과 밤 (0) | 2018.04.30 |
---|---|
(캐나다/토론토)오래된 이야기 #5 토론토시내 다운타운 이곳저곳 (0) | 2018.04.29 |
(캐나다/토론토)오래된 이야기#4 도심 속 호수산책 (0) | 2018.04.26 |
(캐나다/토론토)오래된 이야기#3 우드바인 비치에서 해수욕 말고 호수욕 (0) | 2018.04.20 |
(캐다나/토론토)오래된 이야기#1 친절한 마크씨와 홈스테이 생활 (1) | 2018.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