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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캐다나/토론토)오래된 이야기#1 친절한 마크씨와 홈스테이 생활

by 언쓰 2018. 4. 17.

지나간 세월은 잊혀진다는 것이 실감난다. 이젠 오래 전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들은 점점 기억 속에서 흐려져 간다. '여행'이라 하기도, '거주'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기간동안의 캐나다 토론토에서의 생활도 이젠 희미한 이야기가 되었다.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더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 5년이 넘은 오래된 추억을 기록해 놓으려고 한다.



오래된 토론토 생활기록

#친절한 마크씨와 홈스테이



오래된 일이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 토론토에 처음 도착했을 때가 바로 그것이다. 입국심사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지만 피어슨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마신 캐나다의 찬 공기는 정말 개운했던 것 같다. 공기부터가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생각한 것도 잠시, 웃으며 반갑게 맞이해주던 홈스테이(homestay) 주인 마크와 그의 어머니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었다.


>내가 머물던 홈스테이 하우스

>홈스테이가 있던 동네풍경


지난 이야기를 하면서 새록새록 그 때의 일이 떠오르는데, 사진을 많이 남기지 못 해서 안타깝다. '남는 건 사진 뿐'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듯 하다.



>2호선의 끝, KENNEDY역


내가 홈스테이를 하던 곳은 토론토 지하철 2호선(Line 2 Bloor-Danforth)의 동쪽 끝에 있던 Kennedy역 근처의 한적한 동네였다. 토론토의 중심가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지만 친절한 집주인 덕에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고, 오히려 조용한 동네는 정겹게 느껴졌다.



>항상 준비되어 있었던 컵라면, 과자, 시리얼 등


지금 생각해보면 꽤나 호사스러운 홈스테이 생활이었던 것 같다. 악덕주인을 만나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인데, 친절한 집주인, 마크씨는 아침, 점심, 저녁 세끼는 물론, 시리얼과 컵라면, 빵까지 항상 챙겨주었으며, 냉장고를 열면 신선한 우유도 매일 구비되어 있었다.



>필리핀계인 주인아주머니 덕에 맛있는 밥도 곧잘 나왔다.


홈스테이에서 머무는 사람은 나까지 포함해 4명이 전부였기 때문에 사람때문에 크게 불편했던 적도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우리들만의 작은 생활수칙만 준수하면 집주인 마크씨도 항상 우리를 살갑게 대해주었다. 식사는 스파게티, 피자 등 양식이 대부분이었지만, 필리핀계 주인아주머니 덕에 밥도 많이 먹을 수 있었다.



>홈스테이 생활수칙

Rulls of the House

1)No Smoking inside the house. 집 안에선 금연

2)Every one shoes off at the door. 신발은 현관에서 벗고 들어오기

3)Make sure door is locked. 문이 잠겼는지 확인하기

4)Keep kitchen & Bathroom clean at all times. 부엌과 화장실은 항상 깨끗하게

5)Make sure water taps are off. 수도꼭지가 잘 잠겼는지 확인하기

6)(No)Overnight visitors unless cleared by me. 밤 늦게, 또는 외박시 마크씨에게 알리기

7)Last one up, Turns all lights off at night. 밤에는 마지막 사람이 소등하기

8)Do not remove anything in room that does not belong to you. 자신의 것이 아닌 물건은 아무것도 치우지 말기

9)Please buy your own kleenex. 휴지는 각자 구입하기





유난히 꽃을 좋아하시던 주인아주머니 덕분에 마당에 앉으면 활짝 핀 꽃들을 볼 수 있었으며,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여유를 즐기곤 했던 기억이 난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은 아니지만 잘 가꾸어진 정원과 밥 잘주는 주인아주머니의 정에 끌려 그 마당에 자주 놀러왔던 것 같다. 항상 어울려 다니던 두 마리의 고양이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던 것이 생각이 난다.





그 집 마당의 벤치에 앉아 유난히도 파란 토론토의 하늘을 바라보곤 했는데,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며 하늘에 남기는 여운이 이따금씩 생각나는 것을 보니 그곳이 조금은 그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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