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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산·경상권

부산 가덕도 가볼만한곳 :: 새바지 대항 인공동굴

by 언쓰 2019. 7. 17.

부산에서 가장 큰 섬인 가덕도. 낙동강 하구 서쪽에 위치해 있는 가덕도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배를 타야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거가대교를 이용하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되어서 그런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향하고 있는 듯 하다.






부산 가덕도 가볼만한곳

새바지 대항 인공동굴





어릴 적에는 배를 타고 몇 번 가덕도를 찾은 적이 있었다. 배를 타고 바다를 가로질러 가는 것이 어린 마음에야 마냥 신나는 일이었지만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지금은 가덕도를 찾는 것이 편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대항 인공동굴이 있는 새바지항 공영주차장까지도 차를 타고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정거생태마을과 대항선착장을 거쳐 가덕도의 바다를 조망하며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갈맷길 코스도 있었는데 오늘을 인공동굴을 보기 위해 왔기 때문에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한다.




새바지항은 샛바람, 그러니까 뱃사람들이 일컫는 동풍을 받는 곳이라고 해서 이런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낚시를 하기 좋은 곳이라고 언뜻 들은 적이 있었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낚시를 즐기러 온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족들이 함께 왔는지 평평한 곳에다 텐트를 치고 여유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왠지 부럽게 느껴졌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텐트를 쳐놓고, 그늘 아래서 주말을 여유롭게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주차장에서부터 걷다보니 반대쪽 해안 끝에 있는 대항 인공동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이 파놓은 인공동굴이긴 하지만 뜬금없는 곳에 동굴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긴 했다.




깜깜한 동굴 속으로 들어가니 동굴에 나있는 길을 따라 은은한 조명이 빛을 밝히고 있었다. 생각보다 빛이 밝지는 않아서 대낮임에도 잘 보이지 않는 곳이 있고, 천장이 낮은 곳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할 것 같았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진 않았지만 그 날 날씨가 꽤 더웠었는데 동굴 내부는 바깥보다 조금은 시원하게 느껴졌다. 여름에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오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 이유를 더하자면 동굴의 출구로 나가면 근사한 해변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쪽으로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인 이 해변은 조용하고, 또 숨겨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더 좋았다.





게다가 모래사장이 아닌 작은 돌로 이뤄진 몽돌해변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돗자리를 들고 가지 않았어도 모래 묻을 걱정없이 편하게 앉을 수 있었고, 가만히 앉아 귀를 기울이면 파도가 쓸려갈 때 자갈끼리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너무나 좋았다.





파도와 몽돌이 내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해변 곳곳에서 예쁜 소라껍데기를 찾기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가기 위해 다시 동굴로 향한다.





사실 대항 인공동굴은 강점기 시절 일본군이 전국의 광산기술자들과 조선인들을 강제 동원하여 구축한 곳이라고 한다. 태평양 전쟁이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일본의 기세가 약해졌고, 미군이 한반도에 상륙해 일본군을 공격하려 한다는 첩보가 입수되어, 그를 대비하기 위한 방어시설 중 하나로 인공동굴이 조성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는 곳이지만 후세를 위한 현장 학습의 장으로, 또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교훈의 장으로 이렇게 관리,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평화로운 주말, 가까운 곳으로 이렇게 나들이를 다녀왔다. 경치가 좋은 곳, 신기한 곳도 좋지만 가덕도 대항 인공동굴처럼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장소를 방문하여 한번쯤 과거사를 되짚어보는 것도 유익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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